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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혁신바우처 좌담회] "기술파트너 손잡고 투자유치·매출 증대.. 후속지원 이어져야"

최종 수정일: 2023년 1월 22일

올해 547억 투입 136개 과제 지원… 사업화 성공률·매출 등 전체 R&D지원사업의 2배

ETRI와 협력 원격 복약 모니터링 시스템, 장애인위한 골전도 웨어러블 기기 개발 성공

스타트업은 자금부족 딛고 무인판매기에 딥러닝기술 적용, 판매 아이템 늘려 매장 확대

부품 수급·개발자 확보 난항… 상용화 후 디자인·제품성능 개선 등 추가 지원 필요성도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 험난한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기업들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준비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적용하도록 기술 보유기관과 수요기업을 연결해 주는 게 특징이다. 특정 기업에 지원을 '꽂아주는' 일반적인 정부 R&D 사업과 차별화된다.


과기정통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는 지난해 사업을 시작해 2024년까지 총 232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는 약 547억원을 들여 136개 과제를 지원했다. 기술이 절실한 기업에 적시에 파트너를 연결해줌으로써 사업화 성공률, 매출액, 고용창출 효과가 전체 R&D 지원사업 평균보다 2배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참여 기업, 사업 주관기관 관계자들과 성과와 발전방향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


전성배 IITP 원장


나재욱 제윤메디컬 연구소장


김지희 효돌 대표


김용태 강한손 대표


우경일 경우시스테크 연구소장


박상현 세창실업 이사


문병찬 도시공유플랫폼 책임


◇전성배=IITP 총 예산 1조4000억원 중 R&D에 약 9000억원을 쓰는데, 연구자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 간에 항상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연구자는 열심히 연구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막상 필요한 기술은 개발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형태로 시도한 것이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다. 수요처의 의견을 직접 들어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업 중에는 기술개발을 할 연구소가 없는 곳이 많다. 기술 수요처와 공급할 수 있는 곳을 연결해서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통상적인 R&D 사업의 허점을 보완해주자는 것이다. 작년 시작된 사업이 올해 540억 예산, 142개 과제로 커진 것은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재욱=2014년부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복약 모니터링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대부분의 환자는 몇달치 약을 받아가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원격 복약 모니터링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원격에서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한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복약여부뿐 아니라 복약현황, 혈압·혈당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대구스마트웰니스규제자유특구에 터를 두고, 스마트 약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약 임상시험도 지장을 받고 있다. 참여자가 약을 얼마나 잘 먹고 효과가 어떤지 경과를 보는데 어려움이 많아졌다. 우린 바우처 사업을 통해 복용자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사용자 인증을 도입했다. 올해는 후속으로 복약상황과 생체징후를 동시에 확인하는 과제를 진행한다. 재택임상·원격 모니터링 수요가 있는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김지희='효돌'이란 브랜드로 독거 어르신을 위한 반려로봇 사업을 하고 있다. 효돌은 외관은 인형인데, 센서, 통신 등의 기술이 적용돼 복지사나 보호자들이 어르신들을 비대면으로 케어하도록 돕는 돌봄 협업시스템이다. 올해말 기준 5000여 대가 보급된다. 바우처 사업을 통해 한신대 팀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를 고도화함으로써 비대면 모니터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김용태=바우처 사업을 통해 ETRI와 협력해, 장애인들이 사물이나 문자, 주변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골전도 방식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자체 R&D 여력이 부족한데 사업 지원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었다. 사업을 통해 확보한 영상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B2G(기업 정부간 거래) 시장에 출시해 내년에 8억 정도의 매출이 기대된다. LG전자와는 우리 제품을 이용해 장애인들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연매출 20억 정도 소기업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사회적 약자와 사회적 기업을 위한 기술사업화 지원 기회가 더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메타버스가 계속 이슈가 될 텐데 장애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키오스크의 장애인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 카메라로 위험을 사전 인지해서 알려주는 알고리즘도 필요하다. 지금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데, 이 사업의 성과와 기관의 홍보 지원으로 큰 도움을 얻었다. 사업 기간 이후에도 계속 도움을 받고 있다.


◇우경일=경우시스테크는 창업 20년이 넘은 기업으로, 올해 200억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지난 20년간 계기판부터 트랜스미션 컨트롤러까지 건설장비용 전장품을 개발·납품해왔다. 그러다 건설현장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 수요가 커져서 3~4년 전부터 UWB(초광대역 무선기술)을 이용해 반경 수미터 내를 지나가면 알람을 주는 기기를 개발해 국내와 해외 23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건설장비는 고객이 직접 사서 쓰는 경우보다 대형 렌털사를 통해 단기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관제가 필요하다. 전국에 흩어진 건설장비의 위치, 현황 등을 관제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공급해 왔다. 이 기기는 페루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관제·안전장비를 쓰는 수요처마다 요구가 다르다 보니 맞춤형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바우처 사업이 도움이 됐다. ETRI와 협력해 UWB·지그비·LTE 등을 적용할 수 있는 '다중 IoT 서비스를 위한 모듈구조의 지능형 IoT 게이트웨이'를 개발했다. 여러 통신모듈 중 현장상황에 맞는 것만 꽂아서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SW를 여기저기에 편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도커 컨테이너 구조의 모듈개념을 도입했다. 운전자가 보지 못해도 비전 AI가 사람을 인식해서 반경 3m 이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도록 개발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으로 국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전망이 좋다. 바우처 사업으로 확보한 AI와 모듈식 SW 기술을 활용해 안전사고를 줄여주는 다양한 제품을 기획 중이다.


◇박상현=세창실업은 식품포장·전자산업에 필요한 트레이나 용기를 만드는 플라스틱 제조회사다. 창업 15년 된 매출 50억 규모 소기업이다. 친환경 흐름에 부응해 2015년부터 우리가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는 기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테이크아웃용 식품용기나 컵에 뚜껑을 쓰는 대신 실링을 하면 플라스틱 사용이 60% 이상 줄어든다.


수년간 기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다 바우처 사업을 만나 해법을 찾았다. 마침 사업 참여를 위한 계획서를 쓸 때 코카콜라에서 핵심 고객사인 맥도날드에 공급할 음료포장기를 만들어보라는 연락이 왔다. 이후 4개월간 바우처 사업의 파트너 기업과 거의 밤을 새 가며 작년 8월 시제품을 내놨다. 이후에도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집중했다.


코카콜라가 들어가는 매장이 세계 90여 만개다. 그 와중에 코로나로 인해 식품배달도 급증했다.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신 나게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도 전라도와 경상도지역 맥도날드 매장에 기계가 설치되고 있다. 기계는 IoT를 통해 유지관리를 한다. 친환경 용기 인식모듈을 장착해 세계 어디서나 우리 용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기계뿐 아니라 부자재도 납품하니 매출효과가 높다.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내년 500억의 매출이 기대된다. 10여개 나라에 샘플이 나가 있다. 지금은 바우처 사업으로 만난 연구개발기업까지 제조를 한다. 이 사업을 통해 형제기업이 된 거다. 한국맥도날드가 테스트베드이고, 세계 맥도날드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더 큰 기회가 기대된다. 현재 기계보다 업그레이드한 다음 버전 설계도 시작했다.


◇문병찬=도시공유플랫폼은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AI 무인판매기 판매·운영회사에서 판매시스템 공급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면서 회사가 큰 발전을 했다.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고 무인판매기를 고도화했다. 딥러닝을 적용함으로써 판매 아이템을 여러가지로 바꿀 수 있게 됐다. 개발 결과물을 사업화하기 시작해 1~3호점까지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소상공인들에게 무인판매기를 지원하는 중기부 사업에 참여하게 돼 올해말부터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정부 규제샌드박스 특례도 적용받아 AI 주류판매기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와 협력해, 본인인증과 성인인증 과정을 간소화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지원사업에 선정돼 이동형 판매로봇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딥러닝 훈련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윈윈할 수 있도록 IT기업과 협업도 하고 있다. 목표는 매출을 빠르게 올리는 것이다. 지금 데스밸리에 들어가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성배=국가 R&D 사업의 성과가 적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연구과제의 약 98%는 성공 판정을 받는다. 개별 과제의 양적·질적 수치는 좋은 것으로 나오는데 실질적인 체감성과는 물음표다. 국민이 원하는 문제해결을 해주고 생활에 활용하지 못하니 체감성과를 얻지 못한다. 이제 어떻게든 체감성과를 높여야 한다. 바우처 사업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기술사업화 지원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ICT R&D 지원사업의 틀을 바꾼 시그니처 사업임이 분명하다. 기업들은 기술 상용화 후에도 디자인, 제품 성능, 인증 등 또 다른 챌린지를 겪는다. 이어달리기 지원과 디자인 개선, 데스밸리 극복 등 다양한 연계지원을 하겠다.


◇나재욱=바우처 사업을 통해 ETRI와 협력해 필요한 요소기술을 빠르게 제품에 적용할 수 있었다. 이 사업을 통해 제로 상태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만들어진 것에 살을 붙이는 과정에 매우 효과적이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협력 기업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친밀해야 한다. 그래야 가려운 부분을 긁을 수 있다. 우리가 바로 그런 경우다.


◇김지희=최근 세계적인 흐름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인데 국내에선 어려움이 있다. 하드웨어 가격 외에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문화와 시스템, 정책이 부족하다. 제조원가를 따져서 그 기준으로 대가를 산정하고, 서비스는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AI를 공들여 개발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도 인정받지 못하니 어려움이 있다.


◇전성배=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공공조달에서도 개선 여지가 많지만 조금씩 고쳐가고 있다. 이제 압축성장 과정의 성장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SW도 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다가 나아지고 있다. SW 유지보수, 기기 유지관리 등 비용인정이 제대로 되도록 힘쓰겠다.




◇우경일=공공 R&D 결과물을 기술이전 받는 과정에서도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기술 보유기관이 이전에 개발한 기반기술과, 새로 개발한 기술을 분리해 새로 개발한 것만 이전하는 게 힘들다 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이전에 있던 기술도 추가 비용을 내고 기술이전을 받으라고 요구하다 보니 많은 기업이 아예 포기한다. 해결책은 당연히 있다. 사업계획 단계부터 관련 내용을 알려줘야 한다. 기반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비용을 들여 기술이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사전에 얘기가 되면 기업이 당황해서 기술이전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나재욱=지금 산업현장에서는 부품수급을 못 해서 난리다. 관련해 정부가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지원할 부분을 해줬으면 한다. 제품 제조에 필요한 특정 칩 수급이 75주나 걸린다고 해서 비상이다. 올해 1월 주문 당시 개당 10달러이던 D램은 9월에야 받으면서 개당 22달러를 줘야 했다. 이 가격에 사든가 말든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다른 기업들은 부품수급 때문에 아예 제품 개발을 포기했다. 여기에다 국내 전자부품 딜러들이 물량을 쥐고 안 풀고 있다.


한 반도체 기업은 2025년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안내를 보냈는데 중소기업들은 그때까지 못 버틴다. 고객이 제품을 주문해도 부품이 언제, 얼마에 가능할지 알 수 없으니 확답을 할 수 없다. 저가형 중국 칩을 쓸 수도 있지만 전자파 인증과 규격시험에서 탈락하는 게 부지기수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들은 감당이 안 된다. 개발 포기로 이어진다. 우리는 1년 전에 주문했는데도 그랬고, 준비가 안된 기업들은 요즘 부품 샘플도 못 받아본다고 한다.


◇김지희=부품수급이 정말 힘들다. 5달러 짜리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가 90달러까지 치솟았다. 결과적으로 45달러에 확보했는데, 이마저 수급이 어려워서 회로변경을 통해 겨우 물량을 맞췄다. 부품기업들이 중소기업의 목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해결이 쉽지 않더라고 상황은 예의주시해야 한다. SW·펌웨어 개발자 채용도 너무 어렵다.


◇우경일=우리도 3000원 하던 부품을 9만원에 사고 있다. 2년치를 미리 예약해도 의미가 없다. 그러다 보니 원가 이하로 파는 제품도 있다. 판가가 7만원인데 부품가가 12만원이다. 부품수급 문제는 모든 제조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야 한다.


◇전성배=코로나19에다 기술패권 문제로 부품수급 문제가 장기화하고 있다. 요소수 사태에서 경험한 ICT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칩셋뿐 아니라 전체 구조를 보고 실태를 파악해서 취약한 부분에 대응하려 한다. 반도체의 경우 하이엔드 위주로 가다 보니 로엔드나 롱테일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로엔드 반도체의 공급차질 문제가 큰데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소·부·장 이슈와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범부처적인 위기의식을 가지고 해결에 힘쓰겠다.


개발자 부족현상은 정말 어려운 문제다. 우리도 인력양성에 힘을 쏟으면서 특히 SW·AI개발자에 집중한다. 전파·통신·콘텐츠·블록체인 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사업도 하고 있다. SW와 AI는 고등학교부터 최고전문가 과정까지 운영하지만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앞으로 기업과 연계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대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열심이니, 사회적 기여활동의 일환으로 인력양성에 함께 나서겠다.


정리=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출처: 안경영기자, 「[혁신바우처 좌담회] "기술파트너 손잡고 투자유치·매출 증대… 후속지원 이어져야"」『디지털타임스』2021-12-19,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1220021010316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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