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AI로 사물·색상 인식, 시각장애인 보조공학기기 개발

최종 수정일: 4월 7일

스마트폰 각종 기능 제어하고 사고 등 긴급상황 도우미 역할 AI기술 접목 독서기 만들기도 김용태 대표 "편의성 높일 것"


▲김용태(오른쪽) 강한손 대표와 하성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이 음성AI 기반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경애 기자


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2> 강한손


"지폐를 주고받거나 상점에서 원하는 물건을 고르는 단순한 일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자칫 복용하려던 약을 바닥에 흘리기라도 하면 낭패를 겪지요. 내 눈을 대신해 사물을 인식하고 친절하게 음성으로 알려주는 보조기기가 꼭 필요한 까닭입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하성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이 강한손이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보조기기를 작동해 보며 이같이 말했다. 하 사무총장은 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 기업 강한손이 음성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요자이자 어드바이저 역할을 했다.


2017년 3월 창업한 스타트업 강한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ICT R&D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된 덕분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음성AI 기반 웨어러블 기기 기술을 이전 받아 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를 개발했다.


점자정보단말기 기업 근무경험을 살려 창업에 도전한 김용태 강한손 대표는 "국내 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 시장은 협소하고 외산 제품 위주로 형성되다 보니 국내 기업에 불모지에 가깝고, 이용자들은 사용에 불편이 많았다"면서 "기술 국산화와 적정기술 사업화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비전으로 회사를 세웠다"고 말했다.


시력을 보조해주는 스마트 기기의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저시력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세계 시각장애인은 4억4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저시력자는 2020년 2억3700만명에서 2050년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디지털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장애인의 사용 편의성을 충족시켜 주는 맞춤 보조공학기기의 기술 진보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지팡이를 사용해 길을 걷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위치정보를 확인하지만 사용에 불편이 많다. 색상인식도 특수 색상인식기를 물건에 올려서 하지만 점자로 표현되고 8가지 색깔에 한정돼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밝은 눈을 만들어주는 과정은 쉽지 않다.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연합회에 소속된 장애인들의 의견과 수요를 들어 그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다. 목표는 스마트폰 대신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해서 양손의 자유를 주고,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적용해 간판, 버스번호 등을 쉽게 파악해 이동의 편리를 주는 것이다. 또 사물인지 AI 기술을 통해 필요한 소지품을 쉽게 찾고, 낙상 등 응급상황 발생 시에는 사회복지사, 가족 등에 자동알림이 가능한 기기를 개발하고자 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아이디어를 갖고 수차례 시각장애인들을 만나도 돌아오는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기술과 사용자 간의 간극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열쇠나 약병을 땅에 떨어뜨릴 경우,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 슈퍼마켓에서 원하는 물건을 고를 때 시각장애인들은 난관에 부딪힌다. 물건에 소리를 내는 수신기를 부착해 소리가 울리는 곳을 찾는 방법이 있지만 정보에 한계가 있다. 웨어러블 기기로 개발해 두 손의 자유를 주는 동시에 눈앞의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 음성으로 알려주면 훨씬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에 김 대표는 보조공학기기에 음성AI 기술을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상용화된 기술은 너무 비싸고, 이를 소화할 인력과 기술력도 부족했다. 이 때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 기회가 됐다. 2018년 박형준 ETRI 호남권역센터 책임연구원의 '스마트라이프 버튼'이란 음성AI 솔루션을 기술이전 받아 제품을 출시한 경험이 있는 김 대표는 다시 박 책임연구원과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시각장애인과 척수장애인이 생활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음성AI 기반 웨어러블 기기를 기획해 사업 참여기회를 얻었다. 작년초부터 1년간 함께 머리를 맞대 탄생시킨 제품인 '보이스고'다.


보이스고는 초소형 카메라와 통신, 음성 기능을 탑재하고 스마트폰과 연결돼 작동한다. 음성으로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제어하고, 카메라로 전방의 상황과 정보를 인식해 사물, 문서, 색상 등을 알려준다. 낙상사고 알림 기능도 갖춰 긴급상황에 도우미 역할도 한다. 일정관리, 타이머, 메모 기능도 지원하고, 조명 인식을 통해 적정한 시기에 집안의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도록 해 준다. 귀에 걸치는 형태의 기기로 개발돼 청각에 방해를 주지도 않는다.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4건, 미국 2건, 유럽 2건, 일본 2건 등 국내외 특허출원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전 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강한손 티티'와 '강한손 이지스'라는 제품도 내놨다.


강한손 티티는 시간과 위치정보를 음성이나 진동으로 변화시켜 타이머, 물건찾기 기능을 지원하는 휴대용 기기다. 강한손 이지스는 저시력자용 영상처리 기술과 OCR, AI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다기능 확대 독서기다. 화면확대와 독서확대, OCR 기능을 모두 담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는 이 제품으로 정부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 장애인보조공학기기 지원사업에 참여해 매출을 얻고 있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사회적 기업이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회사는 이 사업을 기회로 참여한 'ICT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에서 우수 사업성과에 선정되고, 국내 한 대기업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업을 키울 도약대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사업을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과 R&D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슬림하게 디자인을 바꾸고 발열, 내구성 등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또 보다 다양한 사물을 상세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AI 데이터를 확장해 장애인들이 생활 곳곳에서 만나는 제품에 대한 인식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국내에 등록된 시각장애인 25만명이 넘고 보이스고를 사용할 만한 이들은 약 5만명에 달한다. 국내 재활 및 보조기기 분야는 2016년 1조2800억원, 올해 약 1조5484억원 규모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만큼 시장에서 의미 있는 플레이어로 자리 잡겠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회사는 벤처캐피탈 투자유치도 진행하는 등 확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온 꿈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제 노력한 성과가 금메달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면서 "시각장애인 보조공학기기 시장에서 최초로 국산 기술을 사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해, 장애인들이 생활 곳곳에서 경험하는 걸림돌과 어려움을 덜어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출처: 안경애기자, 「[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AI로 사물·색상 인식, 시각장애인 보조공학기기 개발」『디지털타임스』2021-09-27,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092802101231650001&ref=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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